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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지금 여기 있습니까?
Nowhere/ Now Here

우리는 말합니다/씁니다.
지구상의 기쁨과 분노와 슬픔과 고통에 대해서,
겨우 아는 것과 아직도 모르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겪는 세상에 대해서 여전히 말합니다/씁니다.

우리는 듣습니다/읽습니다.
거리에서 광장에서, 혹은 마음의 안과 밖에서
여기가 아니라면 들을 수 없는/읽을 수 없는,
여기가 아니라서 들을 수 있는/읽을 수 있는
세상을 목격합니다.

다른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여러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는 자리,
새로운 삶이 얼마든지 시작하는 자리,
당신은, 혹은 우리는

지금 여기 있습니까?

잊혀진, 잊히지 않는

우리는 매 순간 기억과 망각 사이를 횡단하고 진동합니다.
잊어도 좋다고 여겼다가
끝내 잊을 수 없기도 하고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가도
어느새 잊기도 합니다.
삶이란 어떤 것을 잊지 않는 노력이지만
한편으론 그것을 잊으려는 고통으로 점철된 시간입니다.

역사는 기록되지만 사랑은 기억됩니다.
광장의 기록과 밀실의 기억으로 편입되기까지
우리는 평범함과 비범함 사이에서
끝없는 불균형의 시소를 타야 합니다.
쉼 없이 발을 굴러 두 개의 지점을 왕복하며 그네를 띄워야 합니다.
보존과 상실이 서로 등을 맞대고
낮밤이 교차되는 이 세계가 바로 우리의 놀이터입니다.

지금 사랑을 끝낸 사람은 잊고 싶은 것이 많지만
이제 사랑을 시작한 사람은 잊을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어제 저 무덤에 누운 자는 잊어도 좋은 것이 많지만
오늘 요람에서 일어선 자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많습니다.
그 사람의 가슴을 잃어버렸다고 해서
그 따스함까지 잊어버린 것은 아닙니다.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생애의 총량이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얘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렸다는 전언을 기억합니다.
겨울을 맞이한 고원의 빛나는 별에서부터
봄으로 들어선 평원의 풀 한 포기까지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에서 신음하는 군중부터
시계태엽의 맞물린 톱날 사이에서 쪼개지는 개인까지
잊혀진 것들과 잊히지 않는 것들은
종종 겹치거나 스치며 포개지거나 엇갈립니다.

작가는 남아있는 것과 사라지는 것에 관한 가장 예민한 감식가입니다.
통합과 분해의 실험자이며 복원과 상실의 선별자입니다.
우리가 높이 쌓은 석탑의 공간과 흘려보낸 강물의 시간이
이번 작가축제를 통해
가장 장식 없는 본연의 목소리로
충돌하고 교차되며 증폭되고 통섭하기를 희망합니다.

해이수(소설가)
<2016 서울국제작가축제> 기획위원

에로스+꿈

에로스와 꿈
문학 안에서 꿈꾼다, 사랑한다

살기 위해 꿈꾸는 것일까
꿈꾸기 위해 살아가는 것일까
꿈과 에로스를 더하면 희망일 수 있다.
꿈과 에로스를 더하면 절망이 될 수도 있다.
꿈과 에로스 사이에는 결코 가까워 질 수 없는 아이러니가 있을 수도 있다.
꿈과 에로스 어쩌면 하나의 동의어일 수도 있고 혹은 대척점에 놓인 반대말일 지도 모른다.
우리는 꿈과 에로스로 만들어진 사방의 좌표 어디쯤에서 다른 어딘가를 향해 진동 중일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결국 떨리는 것이고 에로스는 그 떨림을 느끼는 것, 꿈은 그 떨림을 더 생생한 차원으로 높이는 것 일 테다.

시작은 사소했다.
우리는 에로스가 무척 희박한 세상에 살고 있다.
언어 속에서 찾는 에로스는 꿈과 닮아 있기도 했다.
아니 에로스를 찾기 위해 우리는 더 자주 꿈을 꾸어야 했다.
에로스와 꿈은 그 기의가 무척 넓은 단어이다.
추상적이기 때문에 외연이 그리는 동심원은 커졌다.
우리는 세계 각국에서 모인 많은 작가들이 에로스와 꿈이라는 언어의 외피를 벗겨
닮은 듯 다른 에로스, 꿈을 목격하고 싶다.
다른 언어로 꾸는 낯선 꿈, 다른 언어로 그려내는 그 에로스.
우리는 언어의 아이러니와 불일치 가운데서 한편 그 언어를 넘어서는 공감을 찾는다.
작가축제가 그 풍성한 꿈과 충돌하는 에로스의 ‘장소’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강유정(문학평론가)
<2014 서울국제작가축제> 기획위원

현실+상상

문학은 현실로부터 출발합니다.
하지만 문학을 통해 우리는 여기가 아닌 다른 곳을 상상합니다.
그때 문학은 현실을 넘어선 다른 현실의 가능성을 두드립니다.
현실은 상상을 통해 더욱 풍요로워지고,
현실은 상상을 통해 또 다른 질문의 대상이 됩니다.

여기, 현실에 대한 탐구와 상상의 힘이 만나는 축제,
또 하나의 문학의 세계가 작가와 독자를 향해 열려있습니다.

우리는 국경과 세대를 넘어 현실과 상상이 만나는 문학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하려 합니다.

환상+공감

문학은 우리를 꿈꾸게 합니다.
문학을 통해 우리는 여기가 아닌 다른 곳을 상상합니다.
문학이 만들어내는 환상의 공간은 공감의 순간을 이끌어냅니다.
그것은 나의 환상이면서, 당신의 환상이고, 우리의 환상입니다.

우리는 국경과 세대를 넘어 더 깊고 넓게 공감하는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 환상의 힘과 공감의 느낌이 만나는 축제,
또 하나의 세계가 당신을 향해 열려 있습니다.

소통+느낌

문학에 대해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문학도 삶에서 나옵니다.
언어로 씌어지지만 문학은 언어 이상입니다.
언어와 삶 사이, 있을 수밖에 없는 간격을 없애려고 애를 씁니다.
문인과 독자들은 영원한 목표를 추구하는 자들이며, 동지들입니다.
당신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당신들의 삶을 느끼고 싶습니다.
서로 만나 달라지는 만큼 문학도 달라질 겁니다.
언어의 짐을 지고 언어 너머로 향하는, 모든 사람들을 환영합니다.

2008 서울, 젊은 작가들
기획위원장 오수연

새로움

봄이 무르익는 2006년 5월 7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간, 4개 대륙 15개 국가의 젊은 작가 36명이 서울에 모였습니다. ‘문학’을 화두로 세계의 젊은 작가들이 만나 문화적 물리적 국경을 뛰어넘어 소통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을 마련한 한국문학번역원의 초대에 한국에선 김연수, 김탁환, 하성란, 한강, 천운영 등 20명이, 외국에선 폴리 클락(영국), 야코프 하인(독일), 마르셀로 비르마헤르(아르헨티나), 피터 캠피온(미국), 히라노 게이치로(일본) 등 16명의 작가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작가들은 6박7일 동안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하면서 문화적 “새로움”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영주 등지에서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기도 했습니다. 미지의 작가들과 낯선 언어로 문학을 소통하는 것. 참가 작가들의 에세이와 행사 사진을 통해 첫 축제의 즐거운 기억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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